화장실에서 똥을 누고 물을 내리면 똥은 사라져요. 하지만 진짜 사라진 걸까요? 눈앞에서 보이지 않을 뿐, 사실 그 똥은 우리 모두의 생활과 환경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여행을 시작한답니다. 오늘은 '똥'이 어디로 가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처리되는지 함께 알아볼 거예요.

 우리가 변기에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리면 오물들은 정화조로 가요. 정화조는 오물을 모아 두고, 큰 덩어리를 가라앉히거나 일부를 정화해 주는 곳이에요. 정화조를 지난 더러운 물은 하수도관을 따라 흐르며 다른 집과 건물에서 나온 물들과 섞이고, 결국 하수처리장이라는 커다란 시설로 모여요. 하수도는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도시와 마을의 아래쪽에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답니다. 

 하수처리장에 도착한 물은 그냥 버려지지 않아요. 먼저 큰 찌꺼기를 걸러내는 거름망을 지나고, 침전지라는 곳에서는 무거운 찌꺼기들이 바닥으로 가라앉아요. 그런 다음, 눈에 보이지 않는 더러운 물질을 미생물이 먹고 정화하는 과정이 이어져요. 마치 청소부 역할을 하는 생물들인 셈이죠.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쳐 더러웠던 물은 점점 깨끗해지고, 마침내 강이나 바다로 흘러가거나 일부는 재활용되기도 해요. 똥 속에 남아 있는 고체 찌꺼기, 즉 슬러지는 어떤 건 아주 뜨거운 온도로 태워서 재로 만들고, 어떤 건 썩혀서 퇴비로 만든 다음 땅에 뿌려요. 때로는 특별히 정해진 장소에 묻기도 해요. 이렇게 하면 자연을 더럽히지 않고 다시 활용할 수 있답니다.

 이 모든 과정은 과학기술과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가능해요. 그래서 우리는 이 시스템을 잘 지켜줘야 할 책임도 함께 가지고 있죠. 예를 들어, 변기에 휴지 말고는 아무것도 버리면 안 돼요. 간혹 기저귀, 음식물, 머리카락, 플라스틱 등을 변기에 버리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하수도를 막히게 하거나 하수처리장의 정화 과정을 방해해요. 똥은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쓰레기는 오히려 자연을 해치게 되지요.

 화장실에서 버튼 한 번 누르는 일, 참 쉬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자연을 위한 약속과 배려가 담겨 있어요. 우리가 싼 똥도 잘 처리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고, 지구를 지키는 한 걸음이 될 수 있어요. 다음에 화장실에 갈 때는 한번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나는 지금 자연에게 무언가를 맡기고 있구나. 내가 잘해야 자연도 깨끗해질 수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하며, 작은 행동부터 책임지는 어린이가 되기를 바라요.